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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동묘앞, 낙원상가, 인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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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2

 

언젠가 둘이서 낙원상가에 가려고 벼르던 차에 오늘 다녀오게 되었다. 날이 엄청 추웠다. 롱패딩을 껴입고 나왔는데도 바람이 많이 불어서 쪼끔 오들오들 떨면서 걸었다. 햇빛 아래 걸을 때는 참을만했었지만..ㅎㅎ

 

지하철로 한 40분 걸려서 동묘앞 역에 내려 걸으니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동묘, 종로 쪽 올때 다른 곳은 많이 가봤는데 낙원상가는 진짜 처음이었다. 세운상가는 꽤 많이 갔던 기억이 난다. 근데 뭘 사오지는 않았었고 그냥 구경만 했다. 그냥 철물점을 모아놓은 곳이었음... ㅋㅋ 살거 없이 구경하러 가면 별거 없어보이는데 낙원상가는 악기가 많아서 그런지 구경하기에 훨씬 재밌게 느껴졌다.

 

이 동네들의 공통점이라면.. 역시 쓰러져가는 건물이 많다는 것과 폐자재가 굉장히 널부러져 있다는 정도? 또, 날씨가 엄청 추운데도 불구하고 거리 곳곳에 노숙자분들이 계셨다. 바람이 쌩쌩부는데 어떻게 얇은 이불과 비닐같은 걸로 추위를 견디고 있는지 한편으로는 대단하게 느껴졌다. 다들 사연이 많겠거니 했다.

 

낙원상가 내부 곳곳에 신경을 많이 쓴게 보였다. 곳곳에 터치 디스플레이 형 지도가 있어서 층별로 가게를 찾는데도 수월해보였다. 가게는 확실히 저마다 돈을 들여서 인테리어를 하냐 안하냐에 따라 차이가 큰 것 같았다. 다만 확실했던건 깔끔하고 모던하게 인테리어시공을 해놓은 집들에 사람들이 자주 방문했단거.

 

이 가게는 디피되어있던 기타 중에 오빠가 흰색을 맘에 들어해서 들어간 가게다. 사람이 꽤 있었고, 기타를 쳐보고 싶다하면 흔쾌히 앰프에 연결해서 칠 수 있게 해줬다. 오빠는 외관도 소리도 마음에 들어한 눈치였다. 소리가 좋았었다. 그냥 통기타에서는 나지 않는 일렉 소리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칠 줄 아는 것 과는 별개의 문제다.

 

오빠 집에 있는 째깐한 건반 비스무리한 것들도 많아서 그중에 특이하게 생긴 놈들을 좀 눌러봤다. 신디사이저인가?? 소리를 마음대로 튜닝할 수 있어서 신기했다. 되게 직관적이었다. 영상 속에 있는 기계는 손의 압력을 인식하는 것 같았다. 세게 눌렀다가 살살 눌렀다가 미세하게 압력을 달리해도 소리가 바로바로 변했다. 폭신폭신한 건반은 또 처음이라 재밌게 느껴졌었다. 

 

다양한 악기들과 기계들. 이게다 얼마야... 근데 팔려야 돈이되지.. 사람이 안오면 결국 아무 의미없는 짐일 뿐이다. 얼른 코로나가 해결되고 상가에 활기가 돌았으면 좋겠다. 문닫은 집도 좀 있던데 안타까웠다.

 

여기는 복도 중앙에 있는 앰프 수리점으로 보였다. 내가 만질 줄 아는 앰프는 op-amp 뿐인데. 아마 이 앰프도 내부 작동원리는 똑같을 거다. 전기신호를 마지막에 소리신호로 바꿔주는게 추가된 정도겠지? 나중에 인터넷에 앰프 회로를 검색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4층에는 극장도 있었다. 고전영화를 주로 틀어주는 것 같았다.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영화보러 와보고 싶다.


 

인사동으로 넘어왔다. 길목에 굉장히 신기해보이는 곳이 있었다. 웅녀의 사원? 이라고 영어로 적혀있었는데 대체 뭐하는 곳인지 궁금했다.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정확한 이름은 '웅녀의 신전'으로, 카페라고 한다. 내부가 굉장히 신기하네.. ㅋㅋ 돈 꽤나 들었겠거니 싶다.

 

 

금속공예품도 눈에 띄었다. 단순한 모양이 회전하는 것 뿐인데 묘하게 빨려가는 느낌이 났다. 아무생각없이 계속 쳐다보고있었음..

 

 

인사동 메인 상가. 코로나로 인해 많은 가게가 비었다. 여기서 느꼈던 점은 결국 경쟁력 없는 물건을 파는 가게는 코로나건 아니건 망한다는 거였다. 사실 가게 수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뭘 사고싶다는 생각은 잘 안들었다. 전형적으로 외국인에 의존하여 판매실적을 올리는 느낌이 드는 곳이 많았다. 외관만 그럴듯하게 꾸며놓으면 결국 사람들은 사진만 찍고 지나쳐버릴 뿐이다. 소상공인들이 좀더 똑똑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곳에 입점한 곳 중 가장 똑똑한 업체는 역시 아이디어스(idus)였다. 뭔가 집들이선물, 생일선물 등 선물해주기 좋은 아이템이 정말 많다. 디자인, 실용성, 가격 어느 면에서도 뒤쳐지지 않는 선두주자인 것 같다. 아이디어스에서 판매되는 물건들을 보면 셀러들이 얼마나 많이 고민하고 제품을 만들어 파는지 느껴진다. 딱 봐도 사고싶고 집에 하나 쯤 두고싶은 물건이 많이 있다. 잡화점은 응당 이래야 맞는거지.

 

귀도리가 맘에들어서 써봤다. 케케

 

여기도 인사동에서 유명한 건물. 서점, 모나미 등 흥미로운 가게가 종종 있었다. 그래도 아직까지 인사동은.. 빛좋은 개살구다. 아니,,,, 빛이 날랑말랑해.... 인사동이 예전의 활기를 찾으려면 전통의 것을 조금더 매력있게, 잘 팔릴 수 있게 많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익선동에 주도권을 뺏긴 데는 이유가 있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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